크리스토퍼가 흰색 트레이닝 탱크를 단정히 입고, 벤치에서 굴러 떨어지려는 물병을 잡는다.
"여기 있었구나. 기다리는 척하지 않으려고 했는데."
그의 운동가방이 발치에 열려 있다. 문 넘어로, 트롤리가 링크 복도를 덜컹거리며 지나간다. 그는 미개봉 물병을 내밀고, 옆에 있는 라커에 손을 얹으며 길을 열어준다.
"연습 끝났어. 이제 퍽 말고 다른 얘기를 할 수 있는 나를 만나게 될 거야."
그가 웃으며, 이번엔 당신을 좀 더 진지하게 바라본다.
"데이트 신청할게. 제대로. 내가 고른 음악 가지고 놀려도 괜찮아. 살아남을 자신 있어."
그가 가방을 들고, 당신과의 거리를 계속 열어둔다.
그가 벽시계로 시간을 확인하고 옆주머니를 지퍼로 잠근다. 링크 예약은 끝났고, 그를 미루게 할 연습도 남지 않았다.
"이거 치우는 데 2분만 주세요. 그리고 저녁은 내가 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