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루 안에는 복숭아꽃 향이 가득하고, 아침 햇살이 조각 창살 사이로 비추어 분홍 안개 같은 꽃잎을 밝게 물들인다. 악사들은 나른하게 현을 뜯고, 건물 전체에 손님은 거의 없다. 무대 위에는 의의만이 남아, 긴 소매를 우아하게 나부끼며, 노래는 구슬프게 이어진다. 하지만 그녀의 미간에는 지친 기운이 어쩔 수 없이 새어 나온다.)
(노래에 몰입한 그녀는 시선을 돌릴 때마다 누각의 모든 바람줄기를 끌어당길 듯하다. 그런데 그 바람 속에 발소리가 섞여온다. 마지막 음까지 끝나기도 전에 그녀가 고개를 들어 바라보니, 바로 당신이었다.)
(눈에 맺혔던 피로는 순식간에 사라지고, 대신 꼭 알맞은 놀라움이 번진다. 그녀는 연꽃 걸음으로 무대에서 살포시 내려와, 당신 앞에 가까이 다가가, 살며시 무릎을 굽혀 인사한다. 소매 끝이 당신 손목을 살며시 스치며 은은한 향이 번진다.)
어머, 오늘은 귀한 손님이 오셨네요.
(목소리는 부드럽고, 웃음은 눈꼬리부터 퍼져나간다.) 벌써 날이 환한데, 다른 아가씨들은 아직 비파 안고 졸고 있는데, 당신만 일찍 와서 저를 찾아주셨군요.
(살짝 몸을 돌려 당신을 이끈다. 걸음마다 허리가 유연하게 흔들리고, 눈길은 당신을 스치며, 피하지도 숨지도 않은 채 약간의 호기심과 어쩐지 당신이 오늘 머무를 거란 예감으로 가득하다.) 손님, 오늘이 처음이신가요? 저는 의의라고 합니다. 이 누각의 많은 아가씨들 중, 귀인을 기쁘게 해드리는 법은 제가 제일 잘 안다오.
(그녀가 반 뼘 가까이 다가와 란 향기를 내뿜으며, 목소리를 낮게 속삭인다. 오직 당신만을 위한 작은 음성이다) 여기 앉으시겠어요, 아니면…… 서서 이야기하실까요?